“눈을 가리고 돈까지 뺏었다.” 8시간동안 감금하며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중고차 강매한 딜러

“눈을 가리고 돈까지 뺏었다.” 8시간동안 감금하며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중고차 강매한 딜러


“저희 순박한 형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목숨을 끊었겠습니까.”
기초수급자 최모씨가 지난 2월, 시체로 발견되었다. 최씨의 유서에는 “중고차 매매 집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당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고, 경찰은 자살로 판단했다. 사촌동생 김모 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사촌 형은 단돈 1000원이 아쉬울 정도로 어렵게 생활해 왔다”며 “중고차 매매 사기단에 당해 목돈 300만원을 빼앗기다시피 하고, 할부 빚 400만원을 감당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천 토박이인 최씨는 농번기에 품앗이로 돈을 벌고, 4~5월에는 비석을 설치하는 석공업에 종사했으며, 7남매 중 둘째로, 몸이 아픈 큰 형을 대신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며 동생 뒷바라지를 했다.

최씨는 숨지기 전인 지난 2월 5일 인터넷에서 석공 일에 필요한 1t 트럭을 발견하고 만족했다고 한다. 이 매물은 시세의 절반인 300만원에 올라와 있었고, 해당 매물을 구하기 위해 직접 중고차 매매단지로 향한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형이 발견한 중고차는 사기단이 내놓은 허위 매물에 불과했다”며 “갑자기 몸에 문신한 젊은 남자 서너명이 형을 협박한 뒤 허위 매물 대신 700만원 짜리 트럭을 강매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이 조사한바에 따르면, 최씨는 중고차 사기단 일행에게 인천 서구의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8시간가량 차량에 감금당한 채 협박당한것으로 밝혔다. . 김씨는 “사기단 일행은 형의 눈을 가린 채 강매를 요구했다”며 “쓰지도 못하는 차량을 가져온 형은 돈도 뺏기고, 할부 빚까지 늘어나 억울하다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최씨가 700만원을 주고 산 트럭의 실제 가격은 200만원에 불과했다.

충북경찰청은 결국 11일 최씨 등 피해자 50여 명에게 낡은 차량을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한 중고차 매매 사기단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총책 A씨(24) 등 4명은 구속, 일당 22명은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허위 중고차 매물을 인터넷에 올려 피해자를 유인한 뒤 다른 중고차를 강매한 혐의다.

A씨 등은 팀장, 텔레마케터, 출동조, 허위 딜러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나눠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피해자 50여명으로부터 무려 6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경찰은 피해자 최씨의 유서와 그의 휴대전화에 나온 피의자 2명을 특정해 집중 수사해 사기단의 범행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중고차를 싸게 판다는 허위 광고를 올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구매자들과 유인해 일단 계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이후 “계약한 차량이 급발진 차량이다. 한 달에 한 번씩 100만원을 주고 2년 동안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다른 중고차를 사도록 유도했으며 항의하는 구매자한테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문신 등을 보여주며 압박하거나 귀가하지 못하게 차량에 감금한 채 위협했다.

피해자들은 이들의 위협에 못 이겨 성능이 떨어지는 중고차를 비싼 값에 강제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은수 충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중고차 구매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범죄의심이 든다면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며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저렴한 중고차는 허위 매물일 가능성이 높아 국토교통부에서 관리하는 ‘자동차365’ 등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